눈을 떴다 11시쯤 되었다. 양껏 자서 후회는 없지만 오늘은 우리 결혼한 지 1000일이 되는 날이다.
대략적으로 집 정리를 하고 (전날 짐을 풀어놓고 대충 정리해놨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며칠 전 서울에서 숙소로 보낸 손풍기가 도착했다. 정말 빅 사이즈의 휴대용 서큘레이터이다.
오늘은 아내분께서 운전하기로 한날이다. 점심을 먹으러 나갔는데 톰톰 카레를 먹기로 하였다.
톰톰 카레는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엔 지난 1월 혼자 갔을 때도 가서 먹었던 곳이다.
1월엔 구운 치즈 톳 카레를 먹었는데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해당 메뉴가 없어졌다.
그래서 나는 모든 버섯 카레를 주문했고 아내분께서 는 반반 카레(시금치, 야채)를 주문했다. (반반 케레는 여러 가지 중에 2개를 선택하는 메뉴이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또 요요무문이라는 카페를 갔다. 이곳도 지난 1월에 홀로 방문했는데 그때는 자리가 없어서 구경만 하고 나온 곳이다. 아기자기하고 창문 밖으로 평대리 바닷가를 조망할 수 있는 아주 조용한 카페이다.
언젠가부터 인가 인적이 드물고 조용한 곳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조용히 또는 시끄럽게 사색을 하며 카페에 있는 책들을 읽으며 잠깐의 여유를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 바로 밑이 해녀들의 탈의실 이 있어 지나다니는 해녀분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나이에도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숙연해졌다. 제주해녀 할머니님들은 모두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을 하셨다. 멋있게 느껴졌다.
요요무문에서 좋은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만춘 서점으로 향했다.
만춘 서점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제주에 있는 서점 중에 하나이다 왼쪽 오른쪽 두 채로 되어있고 서로 책이 겹치지는 않는다. 우측 만춘 서점에서 책 한 권을 구매했다.
결혼하고 난 후에 나는 책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한 해에 100권 가까이 씩 읽고 있다.
책을 구경하고 함덕 해수욕 장안에 있는 델문도 카페로 이동하였다. 이동하는 와중에 예전에는 열려있었던 거 같은 주차장 앞길이 막혀(피서철이라 막아놓은 거 같다) 동내 2바퀴 정도 돌면서 주차할 곳을 찾다가 대형 주차장이 있어(무료) 주차를 하고 걸었다 델문도 카페는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에는 씨블루라는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때는 함덕해수욕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델문도 카페는 예전에 TV에서 나와서 엄청 유명해진 걸로 알고 있다.
델문도 카페에 가서 나는 블로깅 , 독서, 핸드폰 게임을 하였고 , 아내분께서는 뜨개질을 시작하였다.
창문 밖의 함덕해수욕장을 구경하다가 책도 읽고 블로그 글도 쓰고 게임도 하고 세상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서울에서는 매일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왔는데 제주에서는 나를 아는 사람이 아내분 말고는 없어서 뭔지 모를 해방감이 느껴졌고 마음이 너그러워졌다. 점점 서울에서 사는 의미를 찾기가 힘들어진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말이다.
이렇게 또 사색을 하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고. 숙소 옆에 있는 종 달돈 가라는 삼겹살집을 찾아갔다. 도착하여 우리는 오겹살 600그람에 김치찌개와 밥두공기 를 시켰다. 고기는 사모님께서 직접 구워 주셨고
이곳 사장님과 사모님께서는 평택에 사시다가 몸이 안 좋아지셔서 제주도에 정착하셨다고 한다 사장님은 기적적으로 건강을 찾았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서울처럼 매연이 많은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고 미세먼지도 거의 없고 나무가 많아 공기도 좋다. 그리고 저녁시간만 넘어가도 다른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잠도 일찍 자게 되고 (참고로 나는 이곳에서도 새벽에 자고 있다..) 노동으로 몸도 어느 정도 건강해지고 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식당에는 우리밖에 없었고 사장님과 사모님의 따뜻한 눈길을 받으며 식사를 했다. 우리는 제주도에 집을 살까? 땅을 살까?라는 생각이 많아서 여쭈어봤고 각종의 꿀팁을 얻게 되어서 고마웠다. 이른 은퇴가 나의 꿈이기 때문에 항상 무엇을 하고 살까 가 고민인 나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다.
만찬을 즐긴 후에 우리는 팝업 된 배를 부여잡고 동내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해는 떨어졌고 제주도의 밤공기는 생각보다 시원했다 다만 습도가 높아서 금방 찐득찐득해졌다 나는 아내분의 팔에 내 팔을 부딪히며 장난을 치며 걸었다.
숙소에서 종달항 쪽은 생각보다 너무 가까웠다. 바다 너머로 성산일출봉도 보이는 종달리가 더욱더 맘에 들었다.
대략 6천 보정도 걷고 숙소에 다시 도착하여 씻고 블로깅을 하다가 누웠다 새벽 2시가 다 되었다. 그렇게 제주의 2일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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