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일 차 : 잠에서 깼다 서울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우리의 제주 살이를 확인해보려고 온 것이어서 여행의 기쁨은 반감되고 컨디션도 안 좋고 모든 것들이 버무려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었다 아내분께서도 컨디션이 안 좋은지 심지어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기 시작하셨다.. 나는 그냥 앉아서 독서를 하기 시작했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시계를 보니 오후 6시쯤 되었고 나는 머리가 아파서(하루라도 안 나가면 가시가 돋치는 성격이다) 아내분께 얘기를 하고 밖으로 홀로 나왔다. 유화당에 가려고 채비를 하고 나왔고 이내 그곳에 도착했다.
사장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나는
"커피 한잔 마시러 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알려 주신 주소지에 임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엄청 심겨 있던데 괜찮은 건가요?"
"그럴 리가요"
"진짜예요 나무도 심겨 있고 자재 같은 것도 막 쌓여 있던데요"
" 땅 주인 분께 얘기해드릴게요 "
라고 얘기를 하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예전에 헤어지실 때 살기 좋은 동내를 알려주신다고 하여 나는 문의를 드렸고 사장님께서는 제주도에서 살만한 곳들을 주르륵 알려주셨다 나는 왜 그렇게 잘 아시냐고 여쭈어봤는데 이유가 있었다 사장님 께서도 제주도에 정착하기 직전에 제주도에서 오셔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부동산 경매라고 하신다 집터를 알아보기 위해 공부를 거의 1년간 하셨다고 하신다. 나는 사장님의 1년의 노하우를 거저 받아 괜히 기분이 좋아져다.
그리고는 우리는 이제 또다시 책 얘기를 시작했다 나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철학 그리고 출판업, 독립서 점등 책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내가 읽는 책 얘기를 화두로 사장님의 큐레이션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게 약 3시간을 쉴 새 없이 떠들다가 나는 현기증을 느꼈고 그렇게 사장님과 다음을 기약하고 집으로 이동해서 아내분이 해주신 떡볶이를 먹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38일 차: 아침 알람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몸이 무거운지 나는 알람을 두 번을 연장했고 급기야 알람을 꺼버렸다. 옆에 계신 아내분의 알람도 나와 비슷하게 꺼진걸 보니 나와 같은가 보다. 그렇게 얼마나 잠을 잤을까 11시 가 넘어 겨우 몸을 일으키고 아내분과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가 급하게 사려니 숲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그렇게 사려니숲을 가려고 나오다가 마음이 바뀌어 송악산 둘레길을 걸을까 하다가 처음 정했던 사려니숲으로 이동 하기 시작했고 약 24킬로 정도 달려가 사려니숲에 도착했다 사려니 숲은 지난 1월에도 홀로 다녀왔었는데 여름에는 처음 가본다. 사려니숲을 검색해보면 여기저기 입구가 좀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실 거 같은데 제가 딱 정해드리겠다.
내비게이션에 주소 :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158-4로 가시면 된다.
운영시간은 :09:00~17:00
입장료는 무료로 , 일반 음식 반입 금지다.
주차장은 도로의 갓길(이면도로)에 하시면 된다 참고로 사려니 숲은 인기가 많은 여행지라 주차가 힘들 수도 있다. (불가능한 건 아니니 무조건 가시면 되겠다)
나는 차량을 이면도로에 주차시키고 있는데 아내분께서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여 먼저 내려주고 있었는데 그 순간에 내가 주차하려는 곳에 웬 검은색 차량이 주차를 시도하길래 경적을 한번 울렸고 다행히도 그 검은색 차량은 상황을 파악하고는 자리를 비켜주셨다. 그렇게 아내분은 먼저 사려니숲길 쪽으로 길을 건넜고 나는 주차를 마무리하고 화장실 쪽으로 이동했다. 잠시 아내분을 기다렸고 곧 만나 우리는 사려니숲길 무장애 나눔길 이란 곳으로(입구 기준 오른쪽 데크길) 이동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무장애 나눔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무 장애 나눔길의 취지는 십분 이해하고 차별 없는 취지도 이해하지만. 자연은 자연으로 둬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다. 무장애 나눔길을 만들으려 많은 나무들을 베어내고 나무데크길을 만드는 게 과연 지구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 일까? 개인적으로 이런 인간 중심적인 정책들은 반대한다. 인간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우리는 그 벌을 나눠 받는다.
이미 자연재해도 많아졌고 점점 지구에게 우리가 했던 업보들을 돌려받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은 자연으로 내버려 두었으면 한다. 특히나 제주도는 말이다. 인간의 존엄도 중요하지만 지구의 존엄, 자연의 존엄 또한 한 차원 높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을 정복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 장애 나눔길 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여름에도 해를 가려주는 삼나무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해가 거의 들어오지 않고 그로 인해 시원하다 그렇지만 또 많이 습하다 여름에도 올만한 정도로 시원했고 실제로 입구서부터 문전성시였다. 역시나 중산간의 공기는 너무나 좋았고 기분이 너무 나 좋아졌다. 역시 또다시 한번 제주도는 오름이나 숲이 최고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얼마쯤 이동을 했을까? 멀리서 음악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우리는 음악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을 했다. 숲 속에 오케스트라라니. 거기다가 음악이 아리랑 이라니..
나도 모르게 들썩이고 박수를 치게 되는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아리랑의 민족인가 보다. 크라이 막스쯤엔 그 한이 고스란히 와닿아 살짝 눈물이 날뻔했다. 그런데 이 곡이 마지막 곡이었다.. 조금 일찍 왔으면 더 들을 수 있었을 텐데 앙코르 곡도 없이 단원들이 인사를 하고 마감이 되어버려서 나는 매우 아쉬워하고는 또 빠르게 포기하고 걷던 길을 다시 걸었다. 그렇게 사려니 숲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고 좋은 공기를 폐로 계속해서 투입하면서 산책을 마치고 온 김에 조천읍에 있는 조천 수산으로 약 19킬로 정도를 이동하였다. 헉 도착을 해서 보니 이곳은 우리가 이미 2번이나 지나 댕겼던 곳이었다. 평가가 좋아 왔으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생선회를 무조건 마리당으로 팔고 있어 생각보다 지출이 큰 게 단점이었다 우리는 둘 뿐이어서 3만 원어치 정도만 사려 했으나 5.2만 원에 한 마리를 구매하게 되었다.
회 뜨는데 10분 정도 걸린다길래 근처를 구경하였고 마침 고양이가 보여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는 고양이를 부르며 차량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나는 간식과 사료를 들고 나왔고 고양이에게 사료와 간식을 드렸다. 그런데 고양이 다리 쪽을 보니 누구와 싸웠는지 피가 묻어있었고 우리 영희 님은 몸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사료를 바각바각 씹어 먹지 못하고 자꾸 떨어뜨리는 모습이 보여 안쓰러웠다.
그렇게 영희 님과 헤어지고 우리는 바닷가 앞에서 먹어볼 요량으로 돗자리를 챙겨 회센터 쪽으로 이동을 해서 회를 받았고 직원분께 앞에서 먹어도 돼내고 물었더니 이 날씨에 괜찮으시겠냐고 저녁이면 괜찮은데 지금은 좀 아닌 거 같다고 하셔 우리는 그냥 숙소(서귀포)에서 먹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곳까지 온 김에 나는 만춘 서점 구경을 가자고 얘기했고 함덕 쪽으로 약 4킬로 정도를 이동하였는데 만춘 서점은 6시에 닫고 우리는 그 근처에 5시 52분에 도착을 해서 파워 포기하고 빠르게 오드랑 베이커리에 재방문했다. 아내 분만 안으로 보내고 곧 아내분께서 다녀왔는데 빵 2개에 12000원 이 넘게 나오는 걸 보고 나는 너무 놀랬다..
그리고 나는 예전에 실패한 구들 책방(중고 책방)을 가자고 얘기하고 드디어 처음으로 구들 책방 방문에 성공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장소라는 것을 느꼈다. 사장님이 낯가림이 조금 있다는 걸 느끼고 조심조심히 책들을 구경했고 공간이 주는 따뜻함을 느끼고는 정신을 차려보니 아내분과 함께 중고책을 5권을 구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허허. 읽은 책 보다 구매해간 책이 더 많아지는 듯한 느낌이다.
나는 책이 있는 공간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책이 있는 공간들이 계속해서 지속되었으면 해서 가는 곳마다 책들을 구매하고 있다.
책이 있는 공간들이 사라지는 것은 그 지역의 영혼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에 어려운 지갑 사정(용돈 받아쓴다)이지만 계속해서 사고 있다. 특히나 독립서점이나 지역 서점에서는 말이다. 그만큼 책을 사랑하고 글들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구들 책방에서 구매한 책 5권을 들고 룰루랄라 이제는 집으로 떠나기로 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빠르게 중산간을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서 말이다 ( 제주도는 해가 떨어진 후 중산간 운전은 스트레스가 많다) 그렇게 우리는 서귀포로 이동 중에 얼마 전에 임장 간 곳을 지나게 되어서 저녁시간에도 가보라던 사장님 말씀대로 한번 가보기로 했고 차를 돌려 다시 가봤다. 확실히 낯에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고 갑자기 이 땅을 구매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다시 우리는 숙소로 이동하였고 숙소에서 구매해온 회와 라면을 끓여서 먹었고
귀찮아지기 전에 빨리 카페로 이동했다 우지 카페라는 곳으로 이동 중에 나는 추억이 서려있는 도서대여점 을 만나 밖에서 잠시 구경을 하고
우지 카페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우지 카페라는 곳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는데 죄송하지만 커피도 너무 맛이 없었고 중간에 고함 빌런 두 분이 오셔서 하도 고함을 쳐 우리는 그냥 에이 바우트 카페로 이동하기로 했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우리 동내의 명소 에이 바우트 카페에 도착했고 우리는 다시 음료를 시켜놓고 이런저런 시간들을 보내였다.
그렇게 하루를 끝냈다. 금일은 아내분과 남은 시간은 되도록이면 덥더라도 나가서 돌아 댕기 자는 공감을 끌어냈고 내일부터는 조금 더 활동적으로 제주도를 느끼기로 했다. 나와보니 역시 밖으로 나와야 재미있다는 아내분 말과 이곳에서 땅을 사던 집을 사서 살 생각을 하니까 생각이 많아져서 더더욱이나 여정을 즐기지 못했다는 말을 하셔서 일단 당장 살자는 말은 아니니 부담 갖지 말라고 전했다. 그저 삶의 방향성 중 하나니 가능성은 열어두자고 만 하고 부담을 약간 덜어드렸다. (참고로 나는 제주도에 서 살고 싶다는 얘기를 이미 아내분께 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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