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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행/제주2달살이

제주 2달 살이(22일차) : 아픔을 딛고

by 코딩하는 근근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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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가 넘어 잠을 잤고 자는 사이에 몸이 많이 회복이 된 듯하다 나는 오후 1시 30분경에 일어났다. 너무 많이 먹어서 몸에서 보낸 신호였던 거 같다..

 

아내분께서도 얼굴을 보더니 핼쑥해졌다고 한다. 점심은 마찬가지로 건너뛰기로 했다 아내분께서만 혼자 레지던스에서 국수를 말아서 드셨다. 나는 컨디션이 조금 좋아진 거 같아. 나가보자고 했다, 전날 차에서 짐을 다 꺼내지 못한 채로 타워식 주차장에 주차를 시켜서 차를 빼러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관리인이 보이질 않아 전화를 걸어 관리인 분을 호출했다. 그렇게 기다려 차를 빼고 우리는 서귀포 치유의 숲을 내일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무조건 밖에다 주차를 해놓자고 얘기하고 차를 지상으로 이동했다 이 시간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즐기기 때문에 이면주차가 가능했고 좋은 자리를 찾아 주차를 시켰다.

 

차를 주차시키고 트렁크를 열어 나머지 짐들(책은 빼고)을 꺼내 숙소로 올려놨다 이미 땀은 비 오듯이 오고 있었다. 그렇게 이제 우리는 당일 정한 천지연폭포로 도보로 가기로 했다. 


숙소 앞으로 나왔다 나는 빵 터지고 말았다 잠깐 올라갔다가 내려온 사이에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렇게 아까 주차한 차로 홀로 이동해서 장우산 2개를 챙겨서 숙소 앞으로 돌아왔고 나는 오랜만에 비가 내려서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비는 곧 그쳤고 아스팔트의 지열로 인해 잠깐 내린 비는 스팀청소기에서 나오는 스팀같이 오히려 더 습한 대기 상태를 만들었고 몸이 거의 바로 찐득찐득해졌다. 비는 정말 아주 잠시 오다 멈췄다. 포기하면 편했다 더워 더워 더워를 계속하면 더욱더 증폭돼서 더 더워지는 걸 살면서 느꼈기 때문에 나는 억지로라도 여름인데 별로 안 덥네라고 하며 재미있게 춤을 추며 걸어갔다 얼마쯤 걸었었나.

 

웬 강아지 한 마리가 눈앞에 보였다 나는 쯪쯪쯪하고 강아지를 불렀고 강아지는 나에게 다가왔다 (목줄은 되어 있었다) 헥헥 거리며 더워하는 거 같아 내가 들고 있는 휴대용 서큘레이터를 켜었더니 강아지가 깜짝 놀라 도망갔다. 나는 귀여워서 3번 정도 똑같은 행동을 하니 강아지가 짖기 시작했다.(미안하다)

 

 

그렇게 강아지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헤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천지연 폭포 초입으로 진입했고 앞의 매장에서 삼다수 하나를 구매했다. 출입로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천지연 폭포로 진입했다 아내 분께서는 덥다고 찡찡대기 시작했다. 나는 포기한 상태라 끈적거리는 걸 빼고는 다 괜찮았다. 천지연 폭포를 걸어가며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우리는 폭포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딜 가나 여행지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관경이 있다. 적당히 사진을 찍고 다음 사람이 찍을 수 있게 비켜주는 게 상식이고 기본인데 하루 종일 핫 스폿을 점유하고 있는 모습들 그리고 패션쇼 런웨이 인듯한 복장들..  보기가 민망했다. 그래서 결국에는 핫스폿에서는 사진을 못 찍고 적당한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찍는데 어디서 찍던 타인이 나와)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중에 아까 만났던 강아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나는 다시 한번 장난을 치고는 숙소 근처로 걸어갔다. (장우산이 짐이 되어 차에다 놓으려 함)

 

 

 

숙소 쪽으로 꺾어 들어가는데 한 카페가 눈에 보였고 나는 오늘 속이 안 좋아서 커피를 안 마셔보려고 했지만 결국엔 그 카페(그래욜:gray owl)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핸드폰을 보며 놀다가 서귀포 올레시장을 가기 위해 나왔다.

 

 

제주도에 여름에는 처음 와봤는데 날씨가 정말 신기하다. 저녁만 되면 날씨가 제법 신선하고 시원했다. 시장에 도착해서 이곳저곳 구경만 하다가 집에 돌아가려 하는 중에 아내분께서 배가 너무 고프다고 하여 우리는 급작스럽게 식사를 하러 (올레 왕갈치) 들어갔다. 생에 최초로 묵은지 고등어조림을 시켜봤다( 나는 비린 음식을 거의 못 먹는다)  밑반찬이 나오고 공깃밥이 먼저 나왔는데 밑반찬 특히 미역국이 엄청 맛있는 게 아닌가? 아내분께서 리필을 해서 먹은 미역국이 대략 6그릇이었다.. 그리고 나온 밑반찬들이 대체적으로 맛있었다. 그렇게 얼마간 먹었을 때 메인 요리가 나왔다. 직원분께서 어떻게 먹으라고 대략적으로 알려주고 가셨다.

 

한 숟가락을 떠먹었다. 와우 김치의 신맛과 고등어의 단맛이 어우러져 정말 오묘한 맛이 났다 그렇게 나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아쉬운 건 속이 안 좋아 조금 먹었는데 위의 윤곽이 느껴져 절제를 하며 먹었다 그렇지만 묵은지와 고등어의 환상의 콜라보는 다 먹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비린맛이 하나도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었다.

 

최고의 재료는 무였던 거 같다 고등어의 달달한 향과 묵은지의 새콤한 향과 고춧가루 감자의 향 등 재료들의 맛을 전부 머금고 있는 최고의 재료였다고 단언한다.

 

 

배를 뚜드리며 우리는 먹은 김에 동내를 걸으면서 약을 사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속이 쓰리기 때문이다) 오후 9시가 다 된 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영업 중인 약국들이 많아 그중에 하나를 골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약국에 도착해서 약사님께 어제 너무 많이 먹은 건지 속이 너무 쓰려서 혼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약사분께서 적당히 드셔~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줘서 머쓱했다.

 

그렇게 우리는 겔포x겔을 사고 나오자마자 바로 짜 마시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냥 이곳저곳 정처 없이 동내를 걸어봤다. 아내분께서 눈앞에 보인 올리브 x를 가자고 하여 우리는 그곳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자애로운 올리 x영을 구경하고 좋다고 하는 화장품 등을 살짝살짝 발라가며 구경을 했고 올리브 x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옆에 있는 아트 x스 (어 나 아트박 x 사장인데)에 들어갔다 요즘에 레트로 하게 다마고치가 해보고 싶어 뽐뿌가 왔지만 가격이 좀 비싸서 참고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는데 어제 널어놓은 빨래가 아직도 말라 있지 않았다 .

 

 

내가 잠시 미쳤나 보다 아내분께 '그럼 코인 빨래방 가서 말릴까?' , '그러자'라고 하여 이 무더운 날 에어컨 바람을 뒤로하고 동내에 24시간 하는 코인 빨래방으로 이동했다. 빨래 무게가 대충 보도 10킬로 가까이한 거 같다.

 

빨래방에 도착했는데 우리에겐 5만 원권뿐이어서 옆에 슈퍼에 가서 음료수 2개를 구매하고 5만 원권을 깼고 빨래방에 와서 만 원권을 교환했고 나는 빨래를 건조통에 쏟아붓고 아내분께서는 동전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동전이 중간에 걸렸는데 아내분께서는 걸리던 말던 신경을 쓰지 않고 동전이 걸린 상태로 추가로 2개의 동전을 넣었다 내가 아내분을 제지하며 걸린 동전을 뽑아보니 100원짜리가 들어가 있었다. 추가로 넣은 2개의 동전이 배출구에서 서로 꼬여 동전이 나오지 않아서 대충 어떻게 빼서 100월짜리를 제하고 다시 동전을 투입했다.

 

다 넣고 보니 500원은 먹혔다. 그렇게 빨래를 말리며 앉아서 나는 글을 썼고 아내분께서는 책을 읽었다. 아내분께서 읽는 책에 비건에 관한 얘기가 나와 나는 얘기했다.

 

지구를 위하려면 조림사업이나 이런 곳에  자선사업을 하는 게 낫지 고기 한점 덜먹는다고 지구가 좋아질 수가 없는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고 자본주의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지구가 걱정이 된다면 자본으로 도와주면 된다라고 얘기했다. 자본주의에 살면서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짓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의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에어컨 , 자동차 , 화장실 , 집 , 세탁기 등등 등등 *100000) 그것을 부정하려면 수렵채취인의 삶으로 회기 하면 된다. 그런 사람들이 부정한다면 인정하겠다.

 

그렇게 우리는 빨래를 전부 말리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나는 독서를 하고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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